미국과 일본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지 60주년을 맞은 올해 외교 안보 경제 분야를 망라한 총체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대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으로서 일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일 동맹의 법적 근간이 되는 미-일 신안전보장조약이 올해로 체결 60주년을 맞았습니다.
특히 협정문 조항 가운데 어느 한 나라가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도록 명시한 5조와, 미군 주둔을 허용한 6조는 한반도 전쟁 발발 시 후방기지로서 일본의 역할을 명문화했습니다.
미-일 상호방위조약, 한반도에서 중국 초점으로 확대
미 국방부 “일본은 인도태평양 평화 번영의 초석”
그러나 최근 미국이 중국을 역내 최대 위협으로 지목하고 이를 셈법에 반영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면서, 한반도 위기 상황에 초점을 뒀던 전통적 미-일 동맹관계도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처음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일본을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의 초석으로 기술하며 핵심 협력대상국으로 분류했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축으로 표현한 한국과 비교하면 잠재적 협력 분야의 범위가 훨씬 넓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31일 인도태평양 내 다자안보협력기구 창설 의사를 내비치면서 미국을 포함한 일본과 호주, 인도를 이 구상의 핵심 4개 나라(쿼드)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쿼드를 발판으로 앞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쿼드 중 동맹이면서 상주 미군 보유한 나라는 일본이 유일
햄리 CSIS 소장 “형-아우 관계 역전…일본의 지도력 기대”
미국의 전문가들은 핵심 3개 나라 중 인도는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라는 점과, 호주는 미군이 상주하지 않고 아시아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적 특성을 들어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미-일 신안전보장조약 60주년을 맞아 9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과거 미국을 형, 일본을 동생으로 여겨왔던 전통적 협력관계가 최근 몇 년 간 역전되고 있는 현상을 지난 3년 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햄리 소장] “When I was a young man it was kind of a common reference that there was a big brother, little brother partnership between Japan and the United States. Well I would say that's been turned around. We've been watching and grateful for the leadership that Japan has given us these last three years.”
햄리 소장은 미국은 지난 3년 간 일본이 역내에서 발휘한 지도력에 감사하고 있으며, 이런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고노 방위상 “일본은 미국과 함께 중국과 맞서 싸울 것”
“센카쿠의 제2 남중국해 막기 위해 중국과 전쟁도 불사”
이날 화상회의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핵심 4개국을 주축으로 한 역내 다자안보기구 창설이 당장 현실화되긴 어렵다면서도, 미국이 홀로 중국과 맞서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미국의 편에 서서 함께 맞서 싸우고자 한다며,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고 국제규범을 깨뜨리는 행위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고노 방위상] “So even the United States cannot stand up against China alone…Japan is willing to stand up with the United States and, hopefully, other like-minded countries will join us. And in order to check Chinese expansion, I think we need to force China to pay some cost when they're violating international rules international norms.”
고노 방위상은 또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무력으로 점거하려 시도한다면 제2의 남중국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핵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일본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미국과 대규모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했고, 최근에는 전략폭격기와 이지스함을 동원한 공중해상훈련의 빈도도 늘리고 있습니다.
미 육군대학원 보고서 “주일미군은 냉전 유산”…역할변화 제언
프레이어 교수 “확대된 전장환경 적용 위한 구조변화 필요”
이런 가운데 중국의 패권 확장을 의식한 안보 셈법의 영향으로 주일미군의 역할 변화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역내 미군 재배치를 검토 중인 가운데, 지난 7월 미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염두에 둔 현재의 미군배치가 “전략적으로 무책임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과의 초경쟁에 초점을 맞춘 전략 전환을 주장하면서, 공동의 위협 인식을 공유하고 당장 전략의 통합이 가능한 나라로 호주와 일본, 타이완을 꼽았습니다.
특히 일본은 미국에 항구적인 안식처를 제공한다며, 중국 외에 북한과 러시아의 도발에 대해서도 공동의 이해관계를 지킬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작전기지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다영역 작전이 가능한 주일미군의 확장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 육군의 순환배치를 늘릴 것을 제언했습니다.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네이선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9일 VOA에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현재 주일미군의 배치는 러시아의 무력침공을 염두에 둔 냉전 유산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프레이어 교수] “We see it important to update our presence from one that is largely a relic of the Cold War to one that's more agile and broadly applicable to a theater wide approach, the challenge posed by China…Transform it to an organization that's more focused on enabling broader joint operations theater wide is the way I would talk about it. So not necessarily just focused on the proximate defense of Japan”
특히 프레이어 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미국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양자택일해서 절대이득 또는 손실(Net Gain/Net Loss)의 상황이 발생하는 정책을 제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 프레이어 교수] “I think that it's very important for people in there for all to understand who read our report is, we're not suggesting is that there's going to be some loss for South Korea, that becomes a net gain for Japan. We need to look at it more in terms of a theater wide transformation of military capability and concepts focused on the PRC that results in some change in the kinds of military assets and capabilities that are positioned in both South Korea and in Japan.”
프레이어 교수는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미군 병력과 자산을 보다 확대된 전장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일본 역시 열도 방어에만 전념했던 기존 방위구조의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September 10, 2020 at 12:1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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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중국 견제에 초점” - 한국어 방송 - VO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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