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파요.”
박건우(30·두산 베어스)의 왼쪽 팔뚝에는 얼음주머니를 차고 있었다. 퉁퉁 부은 팔뚝으로 홈런 2개를 친 뒤 피는 엄살이 아니었다.
박건우는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전의 영웅이었다. 이날 두산은 SK를 9-4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이날 LG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와 연장 혈투 끝에 패하면서 두산이 4위로 올라섰다.
↑ 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6일 문학 SK와이번스전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안준철 기자 |
하지만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2회초 1사 1, 3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SK 선발 이건욱의 초구에 왼쪽 손목을 맞았다. 맞는 순간 주저 앉을 정도였다. 피멍이 파랗게 들었다. 그래도 박건우는 1루를 밟아 만루를 채웠다. 두산은 2회 정수빈의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먼저 뽑았다. 박건우는 허경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이후 박건우가 경기를 주도했다. 3-1로 쫓기던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이건욱에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후 SK가 5-4로 1점 차로 추격하던 8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SK 이태양에게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경기 후 만난 박건우는 “아프다”면서도 “잘 치라고 (공에) 맞았나보다. 사구 이후 (팔에) 힘이 빠져서 가볍게 친 게 넘어갔다”면서 “사실 타구를 띄우기보다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려고 한 게 큰 타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박건우는 타격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또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박건우는 “원래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올 시즌은 내내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 공도 잘 안보인다”며 “오히려 이런 과정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극복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무릎 상태가 좋지 않지만, 감독님께서 잘 관리해주신다. 경기에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최근 6위까지 추락했다가 4연승으로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우승 아니면 준우승을 하던 팀이다. 박건우도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지만, 이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5강을 목표로 하는 팀이 있다. 우리 팀이 못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몇 경기 남지 않았다. 최대한 팀이 이기는 데 나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아픈 팔을 부여잡고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건우였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및 더 읽기 ( 박건우, 손목 사구→4위 이끈 멀티포 “손목 힘빠지고 가볍게 친 게 홈런” [현장인터뷰] - M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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