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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ne 23, 2020

“멋대로 노동시간 줄인 맥도날드…3명 할 일 혼자 하는 우리는 '맥노예'”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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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18:26 입력 2020.06.23 18: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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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와 맥도날드 크루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맥도날드의 근로계약 위반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알바노조와 맥도날드 크루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맥도날드의 근로계약 위반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권도현 기자

맥도날드 크루(아르바이트)들은 스스로를 ‘맥노예’라고 부른다. 2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햄버거를 만들어내고, 비좁은 카운터와 그릴에서 내내 선 채로 일한다. “알바계의 해병대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단시간 노동자, 비정규직, 정규직 모두 앉지도 못하고 매일 전투하듯 일하죠.” 지난 1월부터 크루로 일한 ㄱ씨가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 1~4월 맥도날드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올랐다. 하지만 크루들은 맥도날드가 매출 상승에도 오히려 동시간 근무 인원을 줄였다고 입을 모았다. ㄱ씨를 포함한 크루들은 23일 오전 알바노조와 함께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부터 맥도날드는 일방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있다. 근로계약 위반이며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했다.

ㄱ씨는 매장에서 일하는 20여명 가운데 40% 정도가 노동시간이 절반 정도 줄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근무시간이 20~30%까지 줄어드는 노동자들도 나타났다고 했다. 다른 매장에서 일하는 ㄴ씨도 주 32시간 일하기로 계약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주 25시간 일한다. ㄴ씨는 “줄어든 시간 안에 원래 할 일을 다 해야 하니까 노동강도가 강해졌다. 피로에 늘 쩔어 있다”고 했다.

사람이 줄어드니 일은 더 힘들어졌다. 평소라면 2~3명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감당한다. 주방에서 일하는 ㄱ씨는 3명이 할 일을 혼자 맡고 있다. 혼자 패티를 굽고, 빵과 드레싱을 준비하고, 버거를 조립한다. ‘115초’ 안에 버거 하나를 완성하라는 본사 지침을 맞추기 어렵다. ㄷ씨는 일이 바빠 휴식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바쁘면 하루 한 번도 쉬지 못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요. 인원이 없으니까 한 명 쉬면 다른 사람이 죽어나요.” ㄷ씨는 “퇴근 지문 인식을 찍고도 무보수로 일손을 거드는 노동자들도 많다”고 했다.

임금도 줄어들었다. ㄱ씨는 코로나19 이후 급여 20여만원이 줄어 한 달에 80만~100만원을 받는다. 그는 “한 달에 두어번 하던 외식도 이제는 겁난다. 무언가를 새로 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홍종기 노무사는 “근로계약은 쌍무계약이기 때문에 합의 없이 변경할 수 없다”며 “노동시간 조정은 모두 무효고 노동자가 받지 못한 모든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알바노조와 크루들은 노동청에 체불임금 및 근로계약 위반으로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날 입장을 내고 반박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시간제 근로자의 인당 월평균 근무시간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직원과의 협의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노동시간을 정하거나 변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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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3, 2020 at 04:2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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